딸..
엄마는 딸내미가
다시 아가가 된다면...하고
후회하는 시간들이 많았어
우리 딸이
다시 아가가 된다면
다시 잘 닦아주고
잘 먹여주고
일하고 돌아온 엄마, 아빠와 놀고 싶어서
졸려도 억지로 잠을 쫓으며
놀이터 가자는 딸에게
둥글둥글 따뜻하게 패딩을 입혀서
손에는 따뜻한 벙어리 장갑에
털장화 신겨서
찬바람 쌩~쌩~ 부는 아파트 놀이터에 나가서
그네를 태워줄 거야
손이 쨍하게 시려도 모래도 만지게 할 거야
따뜻한 목욕물을 받아 거품놀이도 하게 해 주고...
이제는 꿈결처럼 가물가물해지는
우리 아가의 눈을 바라보며
끝도 없이 읽어 달라던
곰 잡으러 간단다...
계속 계속 읽어 줄 거야
어린 아가의 머리를 잘 품고
어린 아기가
이 깊은 어두운 밤 하나님께서
천군천사를 보내사
어린 딸
꿈속에서도 지켜주세요..
기도하고
이마에...
예쁜 볼에 뽀뽀해 주고
이제는 포근한 이불을 덮어주며
잘 자 우리 딸...
그렇게 날마다 해주고 싶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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딸.. 엄마는 그때 아빠와 *아/**랜드라는 의류 부자재를 운영하고
좀 괜찮은 상황에 늘 바빴어...
휴가 때도 바빠서 딸내미를 데리고 출근을 해서 일을 했어...
그때 청계천 복개공사가 완료되어 바닷가에는 못 갔어도
초기라 물이 조금은 깨끗해서 그 청계천에 들어가
아빠와 발을 담그고 놀기도 했거든...
너무 바쁘고 너무 피곤했던 것 같아..
그렇게 바쁜 시간들 뒤에는
우리 딸과 느긋하게 자리에 누워 뒹글거리는 시간이 있을 줄 알았거든....
그런데 그렇지가 않더라고...
이제 그 시간이 된다면...
어린 딸과 함께 마음껏 놀아주고 함께해주지 못하고
늘 놀이방에... 늦은 시간까지 맡겨두고...
집에 오면 급하게 저녁 챙겨 먹고..
그냥 자고...
또 일어나고....
너무 미안하다 딸...
지금도 미안해...
사랑한다 딸